대학소식

[인터뷰] 스펙보다 개성, ‘톡톡’ 튀는 신입생을 만나다…20학번 새내기 김민수, 정세희, 박한서 학생

2020-04-29 3,534

POSTECH는 매년 ‘공부만 할 것 같은 공대생’이라는 편견을 깨는 다재다능한 신입생들이 입학해 화제가 되어왔다. 올해도 역시 발명에서부터 요리,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톡톡’ 튀는 신입생이 등장했다. 그들은 무엇보다 과학을 좋아하는 ‘과학덕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좋아는 것에, 꿈꾸는 것에 과감하게 도전할 줄 아는 ‘아름다운 청년들’이다. POSTECH의 새내기, 20학번 김민수, 박한서, 정세희 학생을 만났다.

◆ 가슴이 따뜻한 로봇공학자를 꿈꾼다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김민수 학생은 전면 비대면 강의 시행으로 캠퍼스에 가지 못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누구보다 활발하게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벌써 로봇동아리 ‘파워온’에도 가입했다. 어릴 적부터 고장난 가전제품이나 안 쓰는 기계가 있으면 어머니의 만류에도 끝끝내 분해하고야 마는 말썽쟁이였던 그. 고장나 움직이지 않던 기계들이 그의 손을 거쳐 다시 작동했을 때 그는 희열을 느꼈다. 로봇과의 만남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일반중, 일반고를 나온 그는 로봇에 ‘꽂혀’ 로봇을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다니던 열정적인 학생이었다. 학교에는 물리학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가 없어 주말마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학교간 꿈두레공동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오가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 고3이라는 압박감도 컸을 테지만,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그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목말랐던 물리실험과목을 공부할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지금도 당시 메모했던 노트며 자료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입학 후 ‘일반물리실험’ 과목을 듣고 있는데 그때 배웠던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다양한 발명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다. 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은 교내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일이다. 그의 발명 아이디어는 ‘탑승자 불편함 개선 전동휠체어’였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여닫이문 앞에서 출입을 못 해 곤경에 빠진 모습을 보고 이를 개선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 그는 수상을 계기로 교외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졌고 직접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보건소 선생님께 휠체어를 빌려 직접 타 보며 불편한 점들을 써 내려갔다.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을 연구하며 교내 과학영재부 작은 공작실에서 혼자 3D 프린팅과 톱질을 하며 제품을 만들었다. 중간고사 시험 기간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들었던 그. 나의 발명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무척 흥분됐던 그 순간은 그를 POSTECH으로 이끌었다.

그는 “소수정예로 하는 POSTECH의 교육여건 등 학생을 정말 위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POSTECH에 꼭 오고 싶었습니다. POSTECH에서 진행하는 ‘이공계학과대탐험’등 체험을 통해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며 “기계공학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지금은 진짜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과목을 배우면서 진로를 결정하고 그 분야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POSTECH에는 영재학교나 과학고에서 온 친구들이 많아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과학도잖아요”라며 “일반고 출신이라 주눅 들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힘내요!”라고 말했다.

김민수 학생은 공부도 공부지만 요리며 볼링 등 여러 분야에서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 “공부도 연구도 체력전”이라는 믿음으로 즐거운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길러왔다는 그는 앞으로 로봇공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힘찬 한 걸음을 내디뎠다.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과학자? 괜찮아, 여긴 POSTECH이잖아!

한 번 실험에 빠지면 밤새는 줄 모르는 ‘실험덕후’ 정세희 학생은 신재생에너지를 주제로 한 실험을 하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 교육청 영재교육원을 다니며 시작한 실험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렸다. 집이 경기도 일산 이었지만 대전과학고에 진학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대전과학고에서의 생활은 그를 더 실험덕후로 만들었다. 실험 프로젝트가 생기면 일순위로 손을 들었고, 실험실과 기숙사를 오가는 덕후의 생활은 그에게 오히려 즐거움이었다. 그러면서도 학급 생활과 교과 활동까지 놓치지 않았다. 동아리 회장과 학급 임원을 맡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욕심쟁이’였다.

그의 연구에 대한 열성은 동아리 활동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가 가입한 동아리만도 무려 6개나됐다. 그중 가장 좋아했던 것은 화학실험동아리다. 그는 “매주 실험주제를 정해 토론하면서 실험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어요”라며 덕후임을 실토했다. 또, 학교 내 활동뿐 아니라 외부 활동도 많이 했다. 교육 기부박람회 등에 참여해 또래의 학생들이 직접 실험할 수 있는 부스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 실험을 좋아하게 된 걸까. 그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와 한국화학공학회가 개최한 학술대회에 참가해 KAIST 대학원생과 함께 이산화탄소 전기전환 실험과 에너지 생산 및 탄소 고정화를 위한 촉매로서의 구리 표면 변화 연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최고 권위를 가진 연구소를 체험해보고 매주 실험도 진행했는데, 고등학교와는 수준이 다른 여러 장비와 시설에서 연구하면서 실험하는 즐거움에 더 눈을 떴다.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연구가 많다는 정세희 학생. 그에게 POSTECH의 무학과 시스템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POSTECH은 학생들이 전공에 국한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지식을 쌓는 습관을 기르며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무학과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그는 “POSTECH 입학사정관의 설명을 듣고 교육환경과 프로그램 운영, 시설 등에 대해 듣고 관심이 커졌어요. POSTECH에 간 선배들도 진심으로 추천해줬어요”라며 “신소재, 화학공학 등에 관심이 많아 POSTECH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흥미로운 연구들이 정말 많았어요.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강을 하면서 직접 실험을 하긴 어렵지만 그는 학교에서 보내주는 실험재료를 활용해 집에 ‘작은 실험실’을 꾸몄다. 그는 “신소재 관련 실험과목을 수강했는데 학교에서 실험도구들을 보내줘 집에서 재밌게 실험하고 보고서도 작성하고 있습니다”면서 “온라인 수업이긴 하지만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실험하기 때문에 재밌게 수업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캠퍼스가 이전처럼 활기를 찾으면 단기유학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기대한다는 정세희 학생. 그는 “고등학교 때 신소재 과목을 들으며 여러 논문을 봤어요. 신소재가 산업분야뿐 아니라 의료분야에서도 매력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며 학문에 경계가 없다는 무은재(無垠齋)라는 말처럼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도전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 특허 하나쯤 Flex!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차는 내가

세종과학고를 졸업한 박한서 학생은 어릴 때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은 소년이었다. 실생활에 불편한 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을 접했고 흥미를 느꼈다.

특히 고1 때 우연히 타 본 자율주행 자동차는 그에게 짜릿함과 신선함 그 자체였다. “자동차를 이동수단이 아닌 사람들에게 ‘제2의 집’처럼 휴식을 줄 수 있는 힐링의 장소로 만들고 싶어요!”고 말하는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리고 미래 자동차와 관련된 자율주행기술과 여러 사람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에게는 ‘고등학생 발명왕’이라는 별명이 있다. 발명품페어대회, 모의창업경연대회, 융합과학창의력대회, 과제연구대회, 삼성휴먼테크 논문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그러면서 논문대회 입상과 3건의 특허를 직접 출원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고2 때 참가한 융합과학창의력대회였다. ‘지하 강당 환기 및 온습도조절시스템 개선’ 안내문을 보고 참가하자고 친구들을 졸랐다. 강당을 하루 10번 이상씩 드나들며 에어컨과 환기구 위치를 파악하는 등 자료를 수집했다. 물리 시간에 배웠던 ‘벤투리관 효과’를 응용해 해결하고자 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TV쇼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한 시연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공학자’로서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그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하나 있다. 바로 ‘축구광’이다. 그는 어렸을 때 진로를 고민했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한다. 과학고 연합체육행사에서 축구선수로 꾸준히 참가했다. 그의 활약으로 세종과학고는 개교 10년 이래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면접 전날 대학 축구장을 확인하겠다며 밤에 뛰쳐나가는 아들을 보고 부모님은 POSTECH의 입학을 잠시 고민했다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다.

박한서 학생은 “자유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요”라면서 “축구를 통해서 체력도 키우고 정신력도 강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성적도 향상됐고요. 축구는 인생이죠”라며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학업과 좋아하는 발명을 하면서 대학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 그는 운동과 발명, 창업 등 좋아하는 모든 것에 도전할 수 있는 POSTECH을 택했다. 그는 “소수정예의 학생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교육방식과 1학년부터 새내기 연구 참여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많은 장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창업지원프로그램에 눈길이 갔어요”라고 POSTECH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기다리고 고대하던 캠퍼스 생활을 직접 하지는 못해 아쉬움이 크다는 박한서 학생. 그는 일상이 돌아오면 ‘단기유학’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해외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수업도 같이 듣고 여행도 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싶어요”라면서 스페인으로 유학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축구’ 때문일지도.